[타파의 시선] 끝나지 않은 '전두환 프로젝트', 윤석열 내란의 그림자
서론: 12.12 군사반란과 윤석열 내란의 평행선
“미국은 5.16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번 ‘혁명’을 승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46년 전인 1979년 12월 17일 오후 14시 22분, 주한일본대사 스노베 료조는 오카타 사부로 외무대신에게 극비전문을 보낸다. 일본대사는 전두환 일당이 벌인 12.12군사반란을 ‘혁명’이라 지칭했다. 그럼 1년 전인 2024년 12월 3일 밤, 일본대사는 윤석열의 불법 비상계엄과 내란을 자국에 어떻게 보고했을까. 궁금하다. 당장이라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신청해 확인하고 싶다.

윤석열 내란의 그림자: 과거의 역사를 되짚다
내란이 벌어진 밤, 필자는 막 미국에서 귀국해 수집한 기록을 정리하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비상계엄 관련 속보를 보면서 “올 것이 왔구나” 생각했다. 많은 국민들은 ‘아니, 설마 전두환 때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겠어’ 라고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윤석열과 군이 드론을 이용한 북한 공격과 풍선 등을 활용한 ‘북풍’을 기획했고, 정치인을 비롯한 중요 인사와 언론사 간부 등을 체포·구금하는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전두환이 벌인 12.12군사반란, 광주학살이 반복될 수 있었다는 것이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뒤늦게 확인되고 있다.

12.3 내란의 본질: 친위쿠데타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을 보면, 윤석열이 벌인 12.3 내란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전두환의 12.12군사반란과 달리 직접적인 무력으로 표출되진 않았지만, 군을 동원하고 북한까지 무대에 올려 치밀하게 준비한 했던 친위쿠데타'. 윤석열의 내란을 보면서 국민들이 전두환의 12.12 군사반란, 5·18민주화운동을 떠올린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뉴스타파 '전두환 프로젝트': 끝나지 않은 진실 찾기
2019년 5월부터 뉴스타파는 일본 외무성 외교사료관에서 수집한 자료로 ‘전두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박정희가 암살된 1979년 10.26사태부터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에 이르기까지 주로 ‘전두환 신군부’가 벌인 시민학살과 정권 탈취 과정을 기록하는 프로젝트다. 필자는 뉴스타파와 함께 수년에 걸쳐 일본 외무성을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해 각종 기록을 받아냈다.

일본 외무성 자료 공개: 숨겨진 진실을 찾아서
일본 외무성은 ‘전후외교기록’ 중에서 생산된 지 30년 이상 지난 자료의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이 목록은 공개, 부분공개, 요심사(심사가 필요한 기록물)로 분류해 상세한 목차와 함께 공개된다. 1970년부터 1989년까지 주한일본대사관과 주한부산영사관에서 작성한 관내상황보고(1979~1982년), 한국정세(韓國政情, 박대통령살해·김재규재판·전대통령취임·광주사태), 한일관계, 한미관계, 미국 외교 시리즈에 전문(傳文), 정세 분석, 사건 보고서, 중요 인물 분석과 동향 파악, 한·일 중요 간부 회의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과 일본의 기록: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밝히다
일본과는 별도로 미국 자료도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산하 국립공문서관 2관(National Archives Ⅱ)에서 미국 국무부와 미8군사령부의 정보참모, 국방정보단의 군사정보대와 CIA에서 생산한 자료들을 매년 수집하고 있고, 정보공개(FOIA) 신청도 병행한다. 최근에는 공개 요청 10년 만에 5·18 관련 자료들에 대해 공개가 결정되는 성과도 있었다.

5.18 민주화운동의 숙제: 풀리지 않는 의문들
오랜 세월이 지났고, 여러차례 수사와 조사가 진행됐지만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선 여전히 풀리지 않는 과제가 많다. 집단발포 명령의 존재 여부, 전달체계를 비롯한 계엄군의 무력 사용 경위, 12.12부터 5·18까지 미국의 직·간접적인 역할 등이다. 미국과 일본의 기록이 필요한 이유다.

윤석열 내란, 전두환의 길을 걷지 않으려면
윤석열이 벌인 12.3 불법 비상계엄, 내란의 전모를 밝히기 위한 수사와 재판이 계속되고 있다. 내란 1년이 넘었는데도 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나오지 않으면서 특검과 법원을 향한 비판도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수사와 처벌의 속도만은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기록의 중요성: 역사는 기록으로 말한다
내란과 같은 역사적인 사건에서 중요한 건 언제나 '기록'이었다. 기록만 제대로 관리되면, 조금 늦더라도 역사는 제대로 된 길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지 않는 경우 역사는 언제나 퇴행했다. 40년이 넘도록 여전히 기록을 찾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전두환 쿠데타’가 좋은 예다.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들
Q.전두환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A.뉴스타파가 일본 외무성 자료를 통해 전두환 신군부의 쿠데타와 5.18 민주화운동 관련 진실을 파헤치는 장기 기획입니다.
Q.윤석열 내란과 전두환의 12.12 군사반란은 어떤 관련이 있나요?
A.두 사건 모두 군을 동원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시도로,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Q.왜 5.18 관련 자료가 중요한가요?
A.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미국의 역할, 계엄군의 무력 사용 경위 등을 포함한 기록이 필수적입니다.
